이거 나던것을 !!
사는거 뭐라고 그렇게 웅크려쥐고
허리한번 못피고 살았던가
싸고 또싸두었던 손을 펴니 잘도 떠나네
날래없는 부라는것 황금이라는것
잘도 잘도 날아가는구나 수십년을 쌓두었든
피땀으로 쌓은 것들이 이삼년에 ......
잘도 날아가는구나 이제 다날아가고
헌자라 달라는자 없어서 편하고 감추지
않아도 되고 없다고 빈말하지 않아도 되고
얼마나 편하라 원망하는 소리 안들어도 되네
찼아주는 사람없으니 내헌자라 편해서 좋으이
대문 안걸어도 가져갈것 없어 좋아라
하루하루 일해서 건강해서 좋아라 아낄것 없어서
좋구나 햇빛이 이렇게 따듯하기도 뜨겁기도
이제 알았네 병원도 가진거 없으니 못가는거
아니라 안가도 되이 눈치빠른 몸인지라 봐주나 보이
삐거덕 거리는 몸 그럭 저럭 밤되고 아침되니
해는 뜨고지고 거친음식 맛나라
잘도먹고 잘도 가는 인생 배는 왜이리 고푼지
할일은 왜그리 많은지 먹고싶은것은 왜이리 많은가
어릴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풋콩까서 무쇠솥에 깔고
풋수수찌어서 해주시던 수수 도가니떡 먹고싶다
천생원이 누룽밥이라더니 그실턴 꽁보리밥에 메밀나물
보리 고추장에 비벼서 함게먹던 비빔밥 먹고싶다
엄마아빠 함게 살면서 오지자백이에보리갈아 끌인
구수한 아욱죽도 먹고싶어라 부모님 보고 싶어라
젊어서는 아이들이 그리보고 싶더니 이제
안계신 내부모님 보고 싶어라 머리희고 등굽으니 철드나 보네
사랑한단 말한마디도 못해보았는데 살다보니
이제 말년이라 노환인가베 긴밤에 뉘에게 투정하리
별빛도 희리한 달빛도 이제 저자리 찿은듯 새러워라
어느새 한여름도 저무는지 조석으로 한기를 느끼며
귀뚜라미는 왜저리 우는지 작년이 먼날이라 아득 하여라
마당에서 축대를 오르려면 바위돌을 잡고 기여 오르고
가뿐쉼을 몰아쉬는걸보면 내가 할머니라
뉘라서 나를 이렇게 허리굽고 흰머리되게 만들었든가
낭간을 집고 돌아서서 히죽거리는 내가 낱설어라
떠낳다 돌아온 탕자처럼 저자리에선나
어디에 기대서서 남은 길을 갈가 누구있어 살았던가
헌자면 어떠리 달밤에 별을 안주 삼은들 어떻리
이제 너가 숙이라 이것이 내던것을 !! ......
2018년 8월 31일 김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