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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박천호 /어머님 전상서

숙자 마미 2009. 12. 20. 11:25

 

 

 

 

 

어머님 전상서 / 박천호

 

 

                             어머니,

너무 서운해 마셔요

자식도 뱃속에 있을 때

고분고분한 자식일 뿐

탯줄 끊는 순간 남남일 수밖에요

 

행여 제가

눈 벗어 난다해도

어머니, 너무 노여워 마셔요

진저리친 입덧 고맙지만

머리 커지니 눈초리 자꾸 높아 지네요

 

어머니,

무릎 아래 해살 대던

아릿한 미련 이제 버리셔요

열 손가락 깨물어 다 아프다지만

그것 또한 저에겐 불만이었는걸요

 

어머니,

흐릿한 눈길 바늘귀 매는

고단한 수고 그만하셔요

평생 내 새끼라 믿는 자식 놈

벌써 딴 생각 할 지 모르니까요.

 

 

 

박천호 시집 <냉동실 연가> 중에서

 

 

 

 

출처 : 시와, 솔향기 나는집
글쓴이 : 솔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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