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자작품/[ 나의 이야기 ]

왔다가 지나는길

숙자 마미 2017. 12. 15. 05:55



눈이 소록 소록 날림니다
검게 찌푸린 하늘 저편
아주먼곳 까지
하늘을 가리고 새하얀 세상을
덥어씨우고 포장을 함니다
너도 나도 하이얀 천지에
내리는 눈꽃이 되여
날래를 펴들고 날아볼래요
빨간옷도 파란옷도
또 검은옷도 벗어 버리고
눈옷을 입고 버선발로 가볍게
세상을 날아 보자구요
구비구비 얼기설기
었지 길이 그리도 많아
멈춰설자리 돌아갈길 나모르고
뜨거운해는 손등으로 가리고
지는해는 무섭다
길섭에 들어 밤이슬 피했네
매서운 칼바람에 바들거리며 떨며
길고 긴밤 지나길 뜬눈으로 새웠네
오다가다 재도 넘고
오다가다 세월도 지나 세상도 지나
기력을 다하니 무거운것 뿐이라
너도 버리고 나도 버리고
하얀눈속에 날아 눈이 되리


2017년 12월 15일 아침 김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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