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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당신과 단 한 번만 같이 살 수 있다면.....

숙자 마미 2007. 9. 24. 15:15

      나,당신과 단 한 번만 같이 살 수 있다면..... 나 태어나기 이전부터 하나의 소망이 있었다면 그건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신과 단 한 번 살아 보고 싶다는 거였을 겁니다. 그곳이 어디든 이왕이면 수레국화가 지천으로 핀 마당이 있고 당신 무릎 베고 누울 기다란 의자 하나 있었으면 좋겠고 아침이면 안개가 내려오는 마을이면 좋을 겁니다. 아침이면, 늦잠에 빠진 당신의 맑은 얼굴을 보며 밤새 흐트러진 은빛이 무성해져 있을 당신 머리카락에 내 성긴 손가락을 넣어 가며 빗질해 주고 소리 나지 않게 일어나 당신이 좋아하는 커피를 만들겠습니다. 부담되지 않게 아침 식사는 간단하게 할 것이며 식사 후엔 당신과 집 앞 야트막한 동산으로 산책을 나가기 위해 당신의 운동화 끈을 허리 숙여 매 주고 싶습니다. 아침 이슬 지천일 그 숲길에서 당신 양말 젖을세라 저 먼저 앞장서 갈 것이며 동산에 다 올라서면, 하나 둘 당신에게 국민체조도 시키고 싶습니다. 낮엔, 일 미터도 떨어지지 않는 거리를 유지하며 가까운 우체국에도 들러 친한 사람들에게 편지도 보내고 은행에 들러 우리 사랑을 저축할 것이며 서점에서 당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책도 살 것이며 아주 천천히 당신의 손을 꼭 잡고 거리도 걸을 겁니다. 그렇게 돌아와 이른 저녁을 먹고 난 후엔 별로 재미도 없는 텔레비젼 연속극이라도 재미있게 볼 것이며 하루 종일 내 사랑을 받느라 힘겨웠을 당신의 다리를 꼭꼭 눌러주며 시원해? 물을 것이며 당신 잠 속에 내가 들어가기 위해 당신과 꼭 이마를 맞대고 잠자리에 들고 싶습니다. 나, 당신과 단 한 번만 같이 살 수 있다면...... 허나, 이번 생은 어쩔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이미 이렇게 되어 버렸으니.... 그러나 다음 생엔 내가 먼저이고 싶습니다. 당신보다 내가 먼저 세상에 나서 당신 기다릴 거고 당신 처음 만난 그 숲에서 내가 먼저 당신을 찿을 거고 내가 먼저 당신을 알아보고 이름자를 부를 거고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러니, 당신...... 이번 생은 다 양보할 테니 다음 생에는 당신이 누구랑 있든, 누구글 사랑하고 있든 다 물리치고 제 손을 잡아 주셔야 합니다. 이번 생이, 이렇듯 생마늘 씹은 듯 아리고 이렇듯 모래를 씹은 듯 가슴이 서걱거리다 못해 저며도 다음 생엔 나, 단 한 번만 당신과 살 수 있다면 너끈히 참아 견뎌낼 수 있으니 다음생엔..... 다음생엔.... 꼭 당신이 제 사람이 되어 주셔야 합니다. -이번 생이 아파서, 다음 생의 사랑을 기약하는 모든 분들께 이 아릿하고 뜨거운 이야기를 바칩니다.... -손종일 /수레국화필 무렵 중에서-
출처 : 나,당신과 단 한 번만 같이 살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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