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이렇게 달빛이 고운 날에는
노란 밤길을 걷자
풀 이슬에 옷깃이 젖은들 어떠랴
서릿발에 발목이 빠진들 어떠랴
길섶, 푸드득 나는 비둘기
그 소스라친 소리 하나도
후에는
정겨운 이웃였다는 걸
추억하게 될 걸
강가, 폴짝 뛰어든 달이
흐늑흐늑 머리를 풀고
짓궂게 떠 내리는 모습도
후에는
마냥 그립기만 할거야
아이야,
이렇게 달빛이 고운 날에는
빈 가슴으로 뛰쳐나가
풍경을 노랗게 묻혀와
그걸 덮고 잠들어 보자.
<정소슬님의 시>
출처 : 시와, 솔향기 나는집
글쓴이 : 솔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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