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라보기 - 걸레>
저녁이 올 때까지도
오늘에게 이름 하나 지어주지 못하고 허우대다가
무심히 바라본 마룻가의 걸레에
눈길 머뭅니다.
.......................... 참 거룩한 몫입니다
<당신이 주인공>
한 해의 막을 닫으면서 공연장의 배우처럼
당신을 무대로 불러갑니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당신은
진정한 역사의 주인공입니다. ... ...
사람이 사람의 힘으로 이룬 수 많은 업적중
대부분의 그러지 말았어야 했던 것들 아닙디까?
세상을 뒤흔들 별다른 재주도 없이
아부지처럼 맏형처럼 주어진 목숨이고,
살아야 하는 책임임에 순순히 허리가
휘어져 간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두려움도 알고 섭리도 아는
저 땀 젖은 이마를 위해 오늘을 바치며,,,,,,
<제인 구달에게 보내는 경의> ---빈 손 안에서 선물을 봅니다.
-윤경일
시간보다 한 발 앞 서 길이가 자라는
해그름녘 들판의 산그림자처럼 밤도,
새벽도 늘 내 기다림을 한 발씩 앞지르곤 하였다
하여, 떠담은 꿈으로 남고,,,,
너무 오래 엎디어 척추가 휘어버린 나의 그 꿈이
초라한 일상의 기지개를 켜기도 전
또 새벽이 오는데 땀 젖은 이불깔개의 나뭇잎무늬 안으로
제인 구달의 유희를 즐긴다.
그렇게도 사뿐히 어쩜 그렇게도 사뿐히.....
<남송으로부터의 긴 걸음>
양해의 발묵 선인도를 오래 오래 보고 있다가....
시대를 가로질러 그의 탈속한 기질이 우리를 향해 다가옵니다.
오!....
도시도 정치도 우리를 옥죄기 전,
그 긴 과거로 부터..
<왼손이 그린 나의 오른손>
세월을 함께해 온 그대를 봅니다.
뒷쪽에 둥근 광채의 띠를 둘러주고 싶었지만
미숙한 떨림은 고백을 담아내기에도 역부족입니다.
참 많은 일을 해 준 나의 오른손입니다.
출발과 휴식 등,
시간의 마디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부름켜에도 결이 남습니다.
지나는 것과 머무는 것을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라져가는 것들이 남아있는 것들에게
건네주는 사랑과 진실,
그 유산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큰 바위가 구르고 굴러
조약돌로 남아 영롱히 반들거리고 있는데
상상으로도 가둘 수 없는 엄청난 돌의 일생 앞에서
그가 살아 온 시간을 봅니다.
그 조약돌,
따뜻하고 촉촉한 손으로 감싸 쥐고,
하늘을 보면 우리도 돌을 닮아갈 수 있겠지요...
*제인 구달
아프리카 케냐, 탄자니아 곰비등에서 평생 침팬지를 연구한 침팬지의 어머니
<출처;empas 새벽날개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