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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정
밤늦은 한탄강 간이역
긴 의자에 앉아 이름모를 풀벌레 울음소리에
흘러온 여정의 길을 돌아보다
고개를 들어 바라본 하늘엔
덮혀있는 구름구름 사이로 별들이 얼굴을 내민다
숨죽인듯 고요이 흐르는 강물은 이밤의 적막을
깨트리기 싫은듯 조심스레 흘러 철다리 밑을지나
산자락 모퉁이를 돌아서 흐르고
짧고도 긴 여정에서
둥글지도 않고 모나지 않게
사람사람 접하며 걸어온 나그네길
잠시 도리켜본 여정의길은
얻은것도 잃은것도 그것이 또한 그것 임을
이제 어렴풋이 나마 알것도 같음인데..
저녁놀에 붉게 물들린 여정의 해는
마지막 한자락 남은 저녁나절을
무뎌진 세월칼날 날을세워 자르듯이
스치는 자락 잡을세없이 덧없이 가는세월 아쉼들 남어
흘러온 여정길 뒤돌아 보는
스글픈 님들맘을 아랴 아랴
노을에 물든 남은자락 끝을잡고 따라가는
님들 님들 맘은 그렇다 할지래도
잡은 자락끝 손놓는 그날까지
젊은 청춘의 맘 가짐으로 활기차게 임하다가
지는 석양이 더 아름답듯이
인생의 여정 끝 또한 고목 나무에 핀
꽃닢이 지듯이......
늦은밤 간이역에서
2008. 8. 9. 고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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