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지난 이들은 말하더라
헐벚고 굶주렸어도 그때가 좋았으라
낡아 찢어진 고무신 틈새로 엄지 발가락
삐쭉이 나왔어도 그때는 부끄럽거나
챙피함도 아니었거늘 ...
둥구렇게 덧대꿰면 바짓 궁댕이도 모자라
양쪽 무릎팍엔 덕지덕지 색갈 맞지않은
베쪼가리 덧대여 꿰매입고 다녔어도
웃음꺼리나 흉이 되지 않었어라
보릿고개 봄이면 찔래나무 새순꺽어 먹고
소나무 새순꺽어 하얀 속겁데기 먹고
까칠한 보릿가루 수제비 빗어 저녁끼니 대신하고.
꽁보리 아침밥 숫가락 놓자마자 배고푸니
저녁까지 하루해는 길기만 하였으라
잔디밭에 엎드려 잔디 새순씨 뽑아먹으며
그렇게들 자랐어라
딸아이나 머슴애나 소매끝과 손잔등엔 부옇게
흠친 콧물자욱
훌쩍거리다 콧물이 윗 입술에 닿으면 소매끝에서
손등으로 쫙 한번에 해치우든 아이 나만 아니였으라
엿장수 아저씨가 주는 달콤한 맛배기 엿에 혹하여
낮잠 주무시는 할머니 고무신 갇다주고 바꿔먹은
달콤한 즐거움은 잠시..............
궁댕이 불르트도록 맞은 그날은 결코 내잘못은
아니였 스리라 . 이 시대를 생각하먼...
몇밤자면 옆집누나 시집 가는날
밤잠을 설치며 그날이 빨리오기를 손곱아 기다렸던 이날
이날은 입이가장 즐거운날 배가 앞산을 이루고..
놀란 뱃속은 요동을치다 못해 장대비를 솟고
화장실에 들락날락 하다보니 새벽닭 울고
억센볏짚 돌돌말어 뒷 처리 햇노라니
쓰리고 따겁고 ....
맑은하늘 아래 하얀 신작로 길
길가에핀 코스모스 꽃닢은 생각컨데 너무 아름다웠으리
어쩌다 자동차라도 지나갈때면 하얀 그 먼지
그래도 그때는 싫지 않었더라
길가다 길옆 주인없는 참외밭에 들어가
참외하나 따 먹어도 음해하지 않었섰고
주인없는 집 부엌에 들어가 찬물 한그릇
떠 마시고 나와도 의심치 않었으라
모두가 도랑도랑 그렇고 그러니까
옆집옆집 누구네 누구네 할것도 없었으라
아이들은 하나같이 길거리에서
먼지에 땅바닥에서 온종일 뒹굴면서 놀았스라
그래도 건강하게 커왔지 않은가
나무 막대기주워 칼 싸움놀이 하고
연탄제 작게뿌서 던지며 전쟁놀이 하다 ,,
그것도 재미없으면
여자아이 고무줄 놀이하는거 고무줄 끈어가지고
도망가면 때거리로 쫓아오던 그모습들 눈에 선해라
잘먹고 잘사는 지금이 시대
슈퍼 백화점 없는것 빼고 다 있으니
오히려 허리치수 늘어나는 뱃살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 않은가
위도 아래도 없고 생명의 존귀함은
부질없는 탐욕 앞에서
신다버린 나막신 처럼 가벼이 여김받고
겉으론 믿음으로 웃어보이고
그속은 마음의 저울로 가치를 달고 ...
남편은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서로믿고 신뢰하지 못하고
한쪽은 믿음으로 또한쪽은 의심으로..
쉰세월 살아온 이들도
이혼이란 단어에 익숙해져 있음이
이시대의 풍요로움이 가져다준 씁슬한 뒷맛이 아닐련지
쉰세대 지난이는 말하더라
가난해도 못 살았어도 아이들 경쟁없고
자랑꺼리 없었던 그때가 좋았다고
맑고푸른 하늘아래서 큰 욕심없이
부침게 한조각 옆집과 더불어 나눠먹던 그시절...
싸릿문 방문 다 활짝 열어놓고
맘 편하게 밤잠을 자던 그때가 그립다고
쉰세대 지난 이들은 말하더라
학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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